우리나라에서 `종북좌파`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조혜진
view : 3138
삶이 무너지면 종북좌파가 된다
2011년 6월6일
경향신문 오피니언
김철웅 논설실장의 칼럼을 읽기 편하도록 편집하였음
이 땅(우리나라)에서 종북주의자가 되기는 식은 죽 먹기다.
<개그콘서트>의 최효종씨가 말하는 식으로 하면, "종북주의자가 되는 건 아주 쉬워요" 이다.
우선 삶이 무너지면 종북좌파가 된다.
무슨 이야기 인가하면,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주간지 '시사IN' 의 주진우 기자가 취재 체험을 쓴 책 [정통시사활극 '주記者']에 나오는 내용에서 찾아보면,
"삶의 터전이 되는 자신의 동네가 재개발되어 철거가 시작되면, 권리금도 없어지고, 단골도 사라지고, 가게 차리면서 얻은 빚도 갚을 수 없어지고, 신용불량자가 되고, 삶이 무너진다...."
"머리띠를 묶게 된다. 깡패들이 몰려온다. 그런데 경찰은 깡패 편이다. 언론에서는 법을 무시하는 데모꾼이라고 비난한다."
"조금 지나면, 이들에게 '좌파', '종북세력', '빨갱이'라고 매도한다."
"하지만 이들은 좌파가 무언지 종북이 무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
이런 순환 구조로 우리나라 수구보수는 빨강색을 이렇게 이용하는 것이다.
정부와 수구언론은 용산참사와 제주 강정마을 투쟁을 이념문제로 몰아 종북색칠을 했다.
또 4대강 사업 반대에서도 한진중공업 사태에서도 그랬다.
...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본론>의 한 대목을 떠 올렸다.
14세기 영국의 헨리 8세 때인 1530년 제정되었던 법(法)에 따르면, '거지면허'를 못 받은 건장한 사람이 부랑죄로 두 번 체포되면 귀를 절 반 잘리고 노예가 되게 했다.
세 번 체포된 사람은 가차없이 '반역자'로 시형당했다.
그 결과 영국에선 1500~1550년 사이 7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15세기 말 이후의 피수탈자(남에게 강제로 빼앗기는 사람)에 대한 피(血)의 입법' 장에 나오는 것으로, 토지를 수탈당해 무일푼이 된 농촌 주민들의 당시 비참했던 사회.경제적 처지를 잘 보여준 일례라 할 수 있다.
또 있다.
천안함 사건의 정부발표를 안 믿으면 종북주의자이다.
이명박은 얼마 전 천안함 사건에 대해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나왔음에도 북한은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며,
"북한의 주장도 문제가 있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기 쉽게 다시 해석해 보면,
'북한 소행이 확실한 천안함 폭침을 의심하는 사람은 종북주의자이다'
이 논리는 명박이가 믿는 예수가 "보지도 않고 믿는 사람은 복이 있다"고 한 말처럼 아무리 북한 소행이 아닌 증거가 나와도 추호의 의심 없이 자신을 믿어라... 란 뚯이 된다.
헐~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마냥 정부 발표에 대해
"신뢰한다"면서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이라는 표현을 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식으로 토를 달면 안된다.
그러면 헌법재판관이 될 수 있는 자도 종북주의자가 된다.
하하하~
3공화국의 유신공주인 박근혜도 가세했다.
'종북'이란 말을 직접 쓰진 않았지만, 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그의 국가관으로 말이다.
...
"기본적인 국가관이 의심받고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이 될 수 없다"고 선고했다.
종북논란이 일고 있는 통합진보당 두 의원은 의원직을 박탈당해야 한다는 뜻일게다.
그런데, 의심스런 그 국가관이란게 참... 애~매하다.
그걸 누가 정한다는 말인가?
개그프로그램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에 문의하기도 그렇고...하하하~
분명, 이현령비련령이 될 공산이 크다.
즉,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 듯... 자신들의 입 맛에 맛는대로 움직여 나갈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뜻이된다.
'종북'이 21세기까지와서도 극성을 부리게 되는 것은 이런 이념이 일반인에게 '먹히기' 때문인가?
이건... 아니라고 본다.
글을 이용해서 언론을 자신들 유리한 방식으로 호도해내는 기존의 수구보수언론(조선중앙동아)이나 딴나라당을 비롯한 보수 정치인들의 머리 속에 자신들 반대세력을 쉽게 제거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머리 깊숙히 박혀 있어...
선거 때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마치,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찾게 되는 것처럼, '자동화된 시스템' 처럼 나타나는 단순한 한 현상인데... 일반 시민들이 그 사실을 믿고 따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요즘 '종북'이 새삼 전성시대를 구가하는 듯 하지만, 역사가 꽤 길다.
재작년 이맘 때 쯤 이른바 전향한 운동권 3명이 진짜 종북을 적출하겠다며, <친북주의 연구>란 책을 썼다.
거기엔 "북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종북주의는 단순한 친북과 구별하기 위해 1990년대 말부터 사회당(黨)이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더욱 심화된 친북주의로 볼수 있다고 썼다.
따라서, 종북은 친북의 발전된 형태, 즉 새 버전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이 친북의 역사(歷史)는 면면하다.
해방이 되자 친일파들은 재빨리 반공주의자로 변신해 좌파, 좌익, 빨갱이, 주사파 때려잡기에 나섰다.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로서 1950년대 진보당을 이끈 죽산 조봉암선생은 이승만 정권에 의해 빨갱이 누명을 쓰고 처형됐다.
박정희 정권 때도 수 많은 공안사건이 조작돼 민주인사들이 친북세력으로 몰려 죽임을 당하거나 투옥됐다.
민족일보의 조용수 사장도 그러했듯이...
이렇듯 이 시대에 종북좌파가 되는 건 아주 쉽다.
1994년 박홍 서강대 총장이 "주사파 5만명이 학계와 정당, 언론계, 종교계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폭로한 이래 그 증감폭은 잘 알 수 없되, 이명박 정권의 무차별적 종북 분류법에 따른다면 그 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흔하디 흔한 종북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일까?
더 구체적으로 이석기 김재연 통합진보당 두 의원을 제명해 국회에 발을 못 들여놓게 해야 마땅한가?
근데...의외의 인물에게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나왔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엊그제
"그 사람들이 종북으로 의심 받으니 제명하자는 것은 신중히 하는 게 맞다"며 "사상적 이유로 제명하는 데 반대하다"고 했다한다.
그는 "정말 반국가적인 사상이나 활동을 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했다거나, 할 가능성이 있다면 수사기관이 수사를 먼저해야할 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을 토대로 우리 사회를 보자면,
종북보다 무서운 건 따로 있는데, 그것은...
이분법(二分法)적 색깔론이 횡행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부정하는 나라다.
민주주의와 언론자유가 과거로 역주행하는, 극우적, 광신적, 반공적 폭력이 판치는 파시즘사회다.
무슨생각으로 당을 대표하는 색을 빨강색으로 채택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새누리당과 박근혜는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을 통해 증거가 확실히 드러난 이 정권의 비도덕성과 공영방송 장악 사실부터 제대로 보기 바란다.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된 공영방송 파행에는 철저히 외면하면서 때 아닌 종북타령에 덧 없는 말을 보태는 짓이 우스꽝스럽다.
글을 요즈음 너무 잘쓰는 것같다는 생각이...
ㅎㅎㅎ
기도는 왜하냐?
우리 스님하시는 말씀이
기도는 어떤 것을 '구함'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도 후
자신이 바뀌고,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을 내는 것이라 했습니다.
...
그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날마다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자신을 꿈꿉니다.
모두와 함께.
그래서... 이렇게 노력하여 글을 쓰는 것임을 알아주십시요.
...()... 2012-06-06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