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가을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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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가을
청강 허태기
청량한 소슬바람
산사의 새벽 일구니
종루의 범종 하늘문 열고
처마 끝 맴돌던 물고기
천국을 비상한다.
도량 쓸어내리는
스님의 빗자루 끝에
붉은 기운 묻어나고
대웅전 부처님 얼굴에
영겁의 미소 피어오르니
코끝을 스치는 향 내음에
자비가 흐른다.
허공을 삼키던
활엽수들의 푸른 패기도
어느새 느른한 오색으로 바뀌고
일주문 나서는 객승의 바랑 위로
노란 꽃잎이 바람타고 내린다.
[201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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