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담(군법당에서)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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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두번 째 주 일요일로 김상래 포교사의 법회진행을 돕기(의식집전)위해
김포교사의 차에 동승하여 송추계곡 입구 부근에 있는 백호부대 군법당을 찾아갔다.
20여명의 병사들이 법회에 참석했다. 요즘은 훈련 탓인지 전처럼 많은 병사들이 법회
에 참석하지 않는 편이다. 이것이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법회가 끝나고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법회에 참석한 사병 한사람이 상담차 찼아왔다.
모대학 법과 재학중에 입대한 작고 호리호리한 체구에 무척 선한 얼굴을 지닌 제대를
일주일 앞둔 23세의 병사였다.
내용인즉 군법당에서 법문을 듣고 불교에 대한 좋은 책이 있어 읽어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집에 계신 부모님도 보시게 하려고 몇권의 책을 가져갔는데 이러한 행위가 양심
에 가책이 되어 내게 고백하고 다시 갔다놓겠다고 한다.
얘기를 들은 나는 그책들을 집에 그대로 두고 부모님이 수시로 보시게 하라고 했다.
군법당에 있는 책들은 같은 책이 많고 또 아무리 좋은 책을 많이 갔다두어도 관심이
없고 인연이 없으면 보지 않아 오히려 짐이 될 뿐이며,
책이란 필요로하는 사람이 가져야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그대가 내게 그 사실을 고백
하고 참회하는 것으로 법사(포교사)의 신분으로 내가 이미 받아드렸으니 꺼림직한
마음은 이 순간부터 없애버리고 더 이상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가에서 전해지는 '연꽃 향기를 훔친 사내' 에 대한 일화를 들려주고는
그의 순수한 마음을 칭찬하여 주었다.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그의 부모가 자영업을 하였으나 사업은 잘 되지 않고 더욱이
부친이 병환으로 오래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본인의 희망인 법관이 되는 것
을 포기하고 출가하여 스님이 되어 부처님의 뜻을 따르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이웃에 나이가 지긋한 기도 수행중인 할머니 한분이 계시는데 사람의 미래를
내다보는 신통력이 있는 분으로서 이 병사가 장차 훌륭한 법관이 될 사람이라면서
그를 위해 늘 기도해주시는 고마운 분으로 그 할머니도 언젠가는 그가 스님이 될 것
이라고 했다 한다.
나는 그러한 그의 생각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출가란 생각보다 고통과 많은 시련이
따르는 쉽지않은 길로서 어려운 결심을 하였다고 하면서 출가자는 주위의 유혹과 시련
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는 자기와의 싸움 가운데서 자아를 완성하는 일이라고 격려
하여 주었다.
얘기를 나누는 중에 김상래 포교사의 보시로 보살님들이 간식으로 준비한 국수와
닭 튀김, 그리고 찹쌀모찌를 맛있게 먹었다. 특히 국수맛이 좋았다.
김상래 포교사의 차로 도봉역 앞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간간히 부는 강한 돌풍으로 가로수인 노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침 휴대한 디카로 이러한 광경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
잠시동안 불어 닥치는 강한 돌풍으로 대부분의 가로수들은 거추장스런 잎새들을 모두
털어버리고 앙상한 빈가지만 남아 을시년스럽고도 홀가분한 겨울전경으로 바뀌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계절도 인생도 이처럼 한순간에 변하고 바뀌는 것인지도 모른다.
2012 . 11. 11(일) 지우 허태기 합장.
김상래 포교사는 병사들의 먹거리를 위해 보시를 아끼지 않는 불심 깊은 포교사이다. 이런 포교사가 주변에 많았으면 한다. 2012-11-12 12:02
깅상래포교사님은 통일팀도 열심히 하시고 군포교도 열심이십니다.그려.두분 다~법보시 공덕으로 무루 공덕을 이루소서.아참 그 법대생 군인이 부디 부처님과의 인연이 이어지길 기원 드립니다.~합장~ 2012-11-12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