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연구회 추계 학술 대회 성료..
정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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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본주의가 수정자본주의 대안으로 등귀할 것인가. “최근 제시된 생명자본주의, 창조자본주의, 자본주의4.0 등 시장 자본주의 대안들은 연기자본주의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추후 사회과학자와 사상가들에 의해 제시되는 그 어떤 자본주의의 대안도 연기자본주의의 내용을 뛰어 넘지는 못할 것이다.”
불교학연구회 학술대회에서 연기자본주의를 주창한 윤성식 교수는 그런 연기자본주의에 대해 “실현되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불교신자가 되어야 할 필요 없이, 기독교인이라 할지라도 연기자본주의의 내용에 공감한다면 당장 실천할 수 있을 것이며 정부의 경제정책도 연기자본주의를 반영함으로서 실천에 동참할 수 있다”면서 “불교신자들은 연기자본주의 공동체를 통하여 연기자본주의가 가능함을 모범으로 보여주고 시장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대승불교적인 중생구제의 관점에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문제의 불교적 조명과 재해석’을 주제로 11월1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윤 교수는 ‘연기자본주의와 시장자본주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했다. “연기자본주의는 연기자본주의 윤리와 연기자본주의 시스템으로 구성돼 법보다 윤리에 의존하고, 시장자본주의는 윤리보다는 법에 의존하며 인간의 본성을 주어진 것으로 가정하고 이기심과 탐욕을 활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윤리는 부수적인 역할만을 담당하고 이기심과 탐욕의 충돌로 인한 문제 해결에는 법이 동원된다.”
대안으로서 연기자본주의에 대해 그는 “이기심과 탐욕으로 만연된 인간의 본성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시장자본주의의 문제점과 재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할 수 없어 변화를 모색하며 결국 윤리의 문제와 관련된다”면서 “연기자본주의 시스템은 연기자본주의의 주요 행위자이며 구성요소이기도 한 시장, 정부, 시민사회, 자연의 역할과 상호 작용에 대한 내용”이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연기자본주의는 2500년 전에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보장, 사유재산의 허용, 자본가 이익의 인정 등으로 인하여 이미 친시장, 친자본적인 경제시스템을 주장했다면서 ”연기자본주의는 무한경쟁, 승자독식, 불공정경쟁과 분배, 환경파괴로 점철된 시장자본주의를 대체하는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친시장, 친자본적이라 하더라도 획기적으로 다른 대안“이라 말했다.
이에 앞서 ‘불교에서 본 소유와 분배’를 발표한 동국대 이자랑 교수(HK연구단)은 “모든 생산 활동 금지, 하루 한 끼 식사, 삼의일발(三衣一鉢), 사의(四依) 등 수행자의 의식주 생활과 관련된 원칙들이 불교에 대해 ‘무소유 지향’이란 선입관을 낳았다”면서 “그러나 승가의 일상을 담은 율장(律藏)에서 승가는 초기 단계부터 신도의 초대식에 응하고, 정사나 거사의(居士衣)를 수용하는 등 안정된 의식주 생활을 향유했다”고 밝히고, “수행자에게 사치스럽거나 재가신도의 경제 사정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라면, 율장에서 보시물의 수용에 큰 제한을 두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붓다의 관심은 물질적 소유의 여부 그 자체가 아니라 물질에 대한 욕망과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중요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당수 율 조문이 소유와 분배의 문제를 계기로 제정되었다” 점과 관련, “고대 승가에서 최소한의 소유 원칙에서 물질에 대한 욕망이나 집착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고 육체를 괴롭힐 정도의 무소유를 지향하지는 않아 평안한 수행 생활을 충분히 배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승가 차원에서의 ‘분배’와 관련, “대부분 물질을 승가 소유로 하고 모든 구성원에게 불만 없이 분배함으로써 구성원들에게 소유욕을 키우지 않으면서도 모든 구성원들이 거의 동일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면서 “비구 개개인에게 주어진 몫에 대한 만족과 타인에 대한 양보를 통해, 물질에 대한 탐욕이나 집착이 아닌 평안한 공유와 화합을 강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자유주의 체제 대안으로서 화쟁의 사회경제학’을 밝힌 한양대 이도흠 교수는 “무소불위의 신자유주의 체제를 가능케 한 국가와 자본의 카르텔 관계 자체가 국가와 자본 모두의 정당성의 위기를 자초하고 옹호 이데올로기였던 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대중의 반발로 평등· 정의 기반의 저항이데올로기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신자유주의의 동력인 금융자본의 무한한 착취는 정점에 이르러 신자유주의 반대 유무와 관계없이 새 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원효의 화쟁철학을 중심으로 화쟁(和諍)의 경제학을 제안했다.
그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모순에 대해 “자유로운 착취와 경쟁을 방해하는 규제의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정부역할 및 개입의 최소화, 자유화와 개방화, 공기업과 교육 등의 민영화, 감세, 복지축소 등”을 기본성격으로 규정하고, 신자유주의가 초래할 빈곤과 실업의 세계화에 대해 실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눈부처공동체’가 인드라망처럼 연결돼 신자유주의 체제와 맞서는 것을 구상하며, “신자유주의 체제에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는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이들의 자비심에서 비롯된 굳건한 연대와 보살행의 실천만이 새로운 체제를 열 것”이라 말했다.
‘사찰 및 재공양 법보시의 경영학적 의미’를 통해 새 비즈닛 모델을 찾은 한국과학기술원 남찬기 교수(경영과학과)는 “사찰의 성격은 부처님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수행을 하기 위해 승가가 모인 조직으로, 그 기능은 세속으로부터 재화를 공급받아 수행 포교 등의 활동을 통한 공덕의 생산”이라며 “기능이 세속의 행복을 위한 경제적 가치로서 부의 창출이 아니라 중생의 행복을 위한 마음의 가치, 곧 꿈과 희망을 주는 불법진리를 통한 공덕의 창출”이라 말했다. 이어 “세속 중생으로부터의 재(財)공양과 수행 승가로부터의 법(法)보시에 대한 상호 관계를 경제적 효용이론 등으로 설정해야 한다”면서 “이제 사찰은 중생으로부터 받은 재(財)공양을 바탕으로 법(法)보시를 널리 제공함으로써 한량없는 무량공덕을 창출하고, 이를 재(財)보시를 제공한 중생에게 되돌려 주는 모델”을 제안했다.
나아가 ‘사찰의 경쟁력 향상’에 대해 “수행과 포교의 융합, 산중과 도시의 융합, 한글과 경전의 융합이 필요하다”면서 “요즘 이종 산업 및 서비스간의 융합 현상이 새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정보통신 산업의 기기와 서비스의 융합, 유선과 무선의 융합, 방송과 통신의 융합 등을 예로 들었다.
‘현대 한국불교 사원경제의 문제점’을 진단한 중앙승가대 김응철 교수는 “종교재정의 위기는 종교조직의 재정구조 취약성에서 비롯된다”면서 미국의 교회파산 사례들을 통해 “올해 우리 종교계 대출 규모는 총 10조원, 이중 교회 대출이 약 9조원이며, 불교계에도 대출로 경매에 넘어가는 사찰들이 일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성장이 멈추면서 대출을 통한 무리한 건축 행위가 파산으로 이어지고 종교조직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만성적인 재정 악화를 초래한다”면서 “종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성약화 확산이 악순환으로 나타나 불교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한국불교는 다종교사회에서 사회적 지지기반이 약화와 전통적 포교방법 무력화, 신도 결속력약화 등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래 경제를 담보할 출가 수행자의 수행력이 사원경제의 궁극적 해결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조강연에서 ‘불교의 경제관’을 발표한 한국불교학연구회장 박경준 교수(동국대)는 ‘불교경제의 미래’에 대해 “지속가능발전으로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 및 계층·국가·세대 간의 형평”을 설정하고 “불교는 경제적 생산 활동을 인정하고 기술 혁신에 의한 생산성 제고와 이윤 추구를 장려한다”면서 “따라서 불교가 무조건 개발과 성장을 부정한다고 보는 것은 선입견”이라 밝혔다. 이어 그는 “인간의 끝없는 이기적 욕망에 바탕을 둔 오늘의 팽창주의 또는 무한생산체제까지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모든 괴로움이 소멸되고 탐욕이 극복된 해탈과 열반이 불교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 정재호 지난 11월 17일 역사문화박물관 대강당에서 불교학연구회 학술 세미나가 있었습니다..경제 문제에 대하여 각 학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좋은 자리였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 남찬기 교수님이 한국불교의 셈플링을 이렇게 제시하여 많은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한국 불교의 주류는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오십대 아주머니" 라고 이를 도심에 거주하고 있는 삼십대 청장년층으로 세력을 변화시켜야 한다" 일반 학술 세미나와 달리 끝까지 많은 분들이 남아 열띤 토론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문제 제기를 하고 회향하였습니다... 2012-11-20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