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벽두에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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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월(흐림)
오전 8시경 집을 나서 회기역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9시반경 양평군 아신역에서 내렸다.
역전에서 심공스님에게 전화하니 잠시 후 차를 가지고 마중나왔다. 반가히 인사를 나누고
심공 스님의 고향집으로 갔다. 편편한 능선아래 자리잡은 스레트 형태의 작은 시골집이었다.
같은 포교사로서 포교사단에서 함께 포교활동을 하던 심공 포교사가 작년 5월 본원종으로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다고 한다. 오전 11시에 고향의 부모님이 살던 집에 삼존불을 모시고
이운식을 하는 날로 도반인 포교사로 각별히 나를 초청한 것이다.
행사를 위하여 태고종의 의식을 주관하는 스님 한분과 은사스님이신 본원종의 지현 스님을
비롯 세분의 스님이 오셨다. 재가자로 나와 조계사 신도 한분이 참석하였고 일을 도와주는
두분의 보살님 등, 몇몇 사람만이 모인 조촐한 행사였다. 아마도 장소가 협소한 탓인 듯 했다.
부처님을 모시는 행사에 함께하면서 심공스님의 서원이 부처님의 가피로 원만히 성취되기를
마음 속으로 기도 드렸다.
대략 2시간에 걸친 이운식을 마치고 점심공양을 하고는 집앞 공터에 스님들과 같이 모과나
무 식수를 했다. 부모님과 같이 살던 고향집을 사찰로 정하여 수행과 포교장소로 가꾸고자
원을 세운 심공 스님의 깊은 불심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같이 참석한 거사분과 같이 심공스님의 차로 아신역에서 내려 스님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낮동안 계속 흐리더니 자정무렵이 가까워지자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그치면 서울 기온이 예년과 같은 따뜻한 봄 날씨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4월 2일/화(비)
어제 자정무렵부터 내리던 비가 오후에 접어들어서야 멈췄다.
모처럼 내린 촉촉한 봄비로 대지는 갈증을 면하고 나무들은 물기를 잔뜩 머금었다. 이번에
내린 비로 서울에도 봄꽃이 활짝 피어날 것이다.
도안거사로부터 안부 전화가 왔다. 이달 25일날 도안거사가 주관하는 불자들의 모임에 내가
참석해 줄 것을 새삼 부탁하는 것이었다. 불자들로 구성된 동국대 CEO 과정 졸업생들의 친목
모임으로 불교에 대해 잘모르는 것 같아 그분들의 모임에 내가와서 불교에 대한 얘기를 좌담
형식으로 해주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아는 것이 없다고 사양했으나 굳이 와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부득히 동의한 것이지만 모임에 참석하는 분들의 불교에 대한 이해수준이
어느정도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내용을 이야기해야 될지 무척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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