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龍海의 訪中 결과는 결딴난 中-北 관계를 재확인해 주었다
중국의 관영 <신화(新華) 통신>은, 22일부터 24일까지 급거 베이징을 방문한 북한의 김정은(金正恩) 특사 최용해(崔龍海)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마지막 날 평양으로 귀환하기 직전 그를 접견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최에게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 안정은 민심이 향하고 大勢가 쏠리는 곳”이라며 세 차례에 걸쳐 ‘한반도 非核化’를 강조했으며 이에 대해 崔는 “조선은 6자회담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최용해가 평양으로 귀환한 뒤인 25일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시진핑과 최용해 사이의 대화 내용은 <신화 통신>의 보도 내용과는 동문서답(東問西答)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시진핑이 최용해에게 “중국 당과 정부는 전략적인 높이와 장기적인 견지에서 中朝 친선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전통계승, 미래지향, 협조강화는 중국 당과 정부의 일관한 방침”이라면서 “전통적인 朝-中(북-중)친선을 계승하고 공고하게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하는 데 그쳤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가 “조선은 6자회담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는 <신화 통신> 보도 내용은 “언제 그러한 일이 있었느냐”는 것처럼 깡그리 묵살했다. 북한측 언론은 崔가 말했다는 ‘6자회담’과 ‘대화’ 운운은 물론 시 주석이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세 차례나 거듭 강조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일체 거론하지 않고 있다. 이로써 <신화 통신>이 보도한 최의 ‘6자회담’과 ‘대화’ 운운 발언은 북한의 상투적인 면종복배(面從腹背)의 ‘오리발’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그런데, 이에 대해 우리 언론은, 실명(實名)을 밝히지 않은 채, 어느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대화 복귀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이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대화 복귀를 약속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면서, 그가 “북한이 핵보유국을 자처하면서 비핵화 회담엔 나서지 않겠다고 주장해 온 상황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비핵화 협상인 6자회담의 場으로 돌아올 ‘적극적 행동 의사’를 밝힌 건 의미가 있다는 뜻”이라고 친절하게 해설까지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야말로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우리 정부의 그 ‘고위 관계자’는 최용해가 말했다고 <신화 통신>이 보도한 ‘대화’가 무슨 ‘대화’인지 알기나 하면서 말하는 것인가? ‘대화’도 ‘대화’ 나름이다. 북한이 ‘대화’에 운운 한다고 해서 무조건 허겁지겁 반겨 할 일이 아니다. ‘대화’를 한다고 해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대화’를 해야지 북한이 하자는 ‘대화’를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6자회담’은 더 말할 것도 없다. ‘6자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즉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자는 것인데 북한은 지금 자신이 이미 ‘핵보유국’이 되었다고 강변하면서 특히 미국을 상대로 ‘6자회담’에서 “핵 감축 협상을 하자”고 우기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최용해가 말했다는 ‘6자회담’이 만약 북한이 말하는 “핵 감축 협상”을 하자는 것이라면 그 소리는 아니 듣는 것만도 못한 헛소리가 아닐 수 없다.
만약, 그것이 최용해가 말한 ‘6자회담’이라면 미국이 들은 체 할 리도 없는데 문제의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그가 누구인지 궁금하지만, 그것을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비핵화 협상인 6자회담의 장으로 돌아올 ‘적극적 행동 의사’를 밝힌 것을 뜻한다”고 해석했다면 그 ‘고위 관계자’는 도대체 화성(火星)에서 온 사람이지 결코 한반도의 남쪽에서 단 하루도 살아 본 일이 없는 사람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 같은 사람이 ‘정부 고위 관계자’가 되어서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對北정책을 보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분명히 머지않아 산 꼭대기로 올라 갈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필자가 보기에는, 북한의 최용해는 이번에도, 과거 김정일(金正日)이 여러 차례 그랬던 것처럼, 중국 고위 지도자들을 상대로 사기(詐欺)를 쳤고,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중국 지도자들이 그 같은 북한의 사기를 앉아서 당할 것 같지 않다. 이미 결정적으로 훼손되어 있는 중국과 북한 사이의 신뢰관계는 결코 회복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최용해의 방중(訪中)을 통하여 확인된 것이다. 이로써, 한반도 문제는 드디어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마련되는 것이 틀림없다. 이제 문제는 우리가 이 같은 상황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느냐는 것이 된다.
앞으로 6월에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의 미-중 정상회담과 박근혜 대통령의 訪中을 통한 한-중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이다. 모쪼록 朴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관하여 아직도 북한을 오진(誤診)하거나 ‘종북(從北)’에 현혹되어 북한을 편드는 ‘돌팔이 전문가’들의 도청도설(道聽塗說)에 현혹됨이 없이 올바른 분석과 충실한 한-미 간 전략적 공조를 통하여 한-중 정상회담에 대비하는 데 만전을 기함으로써 분단 60여년만에 비로소 여명(黎明)이 밝아오는 한반도 정세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처하고 이를 통하여 민족과 나라의 운명에 새로운 국면을 여는 전기(轉機)를 포착하기를 간곡하게 바라 마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교활한 집단이 평화, 민주, 인민, 대중,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이용한다.
실현되지 않는 말장난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좌빨과 멍청이외는 다아는 사실이다. 2013-05-27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