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면 피는 석화(石華)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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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이면 피는 석화(石華)
- 청강 허태기 -
하나의 강토
하나인 민족을
이데올로기로 갈라놓고
너는 인민군이 되고
나는 국군이 되었다.
단군의 얼이 서린 이 땅을
찢어발기는 포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치열한 공방전(攻防戰)으로
피가 튀고 살이 터지는 전장(戰場)에
너와 나는 청춘과 생명을 송두리 채 던져 버렸다.
잔인한 살육과 광란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내 동포 내 민족의 몸뚱어리들이
가랑잎처럼 무너져 내렸다.
전흔(戰痕)이 훑고 간 자리엔
폐허로 얼룩진 적막과 짙은 허무가 스며든다.
내 형제 내 동포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었던가?
누구를 위한 이념(理念)이며
무엇을 위한 신념(信念)이였던가!
어언 60여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아물지 않은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임들이 잠든 이곳 국립묘지에서
유월이면 피어나는
석화(石華)를 지켜보면서
임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도록
다시는 동족 간에 총부리를 겨누는 일이 없도록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임들의 절규를
내 혼 뼈에 새기고 또 새긴다.
[20090606/호국영령을 추모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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