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20일 조계사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이 위치한 종로구 견지동 45번지 일대를 역사문화관광지로 개발하기로 합의하고 협약식을 가졌다.김형주 기자

한국전통문화 체험 문화공간 조성

2022년까지 10년간 단계별 추진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서울시(시장 박원순)가 조계사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이 위치한 종로구 견지동 45번지 일대를 역사문화관광지로 개발한다.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견지동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공조를 약속했다.

견지동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가 위치해 있으며 유교를 상징하는 경복궁, 조선시대 문화를 보여주는 인사동이 어우러진 역사문화공간인 동시에 대표적인 서울시 주요 관광지 가운데 하나다. 이번에 종단과 서울시가 함께 추진할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사업은 서울 도심에 시민과 외국인들이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공사가 완료되면 인사동-조계사-경복궁으로 이어지는 관광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기간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이며, 예산은 2600억 원에서 3500억 원 사이로 토지매입 과정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견지동 45번지 일대 토지면적 2만8577㎡ 규모에 달하는 통합종단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불사다. 부지 안에는 10.27역사문화공원과 역사교육관이 설립되고, 템플스테이체험관 등이 새로 들어서게 된다.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2년 후에는 조계사 대웅전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우정총국 외에 모든 곳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사동-경복궁 관광벨트 형성

이날 협약식에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인사동과 조계사, 경복궁 등은 전통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조계종과 서울시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사업은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 “2년 전부터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우리 종단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회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사업이 미래 서울을 위해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 시장은 “조계사를 비롯한 견지동 일대는 우리나라 불교계 본산이자 민족문화의 보고”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이곳이 진정으로 우리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본산으로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종단과 서울시는 이달 중에 실무협의회를 설치해 사업주체, 사업기간, 사업방식 등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 ‘견지동 역사문화관광지’ 향후 모습

한국 전통문화 총본산 ‘기대’

10.27 역사공원-교육관

템플스테이 체험관 주차장

전통문화아케이드 들어서

 

   
사업대상지 현황. 붉은 색 안이 역사문화관광자원지역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조계종과 서울시가 지난 20일 발표한 견지동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사업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계획이다. 1단계 사업은 오는 2017년까지, 2단계 사업은 2018년부터 5년간이다.

범위는 견지동 45번지 일대 125필지로 총 2만8577㎡에 걸쳐 불사가 추진된다. 조계사를 중심으로 위로는 동일빌딩, 아래로는 평화당 인쇄와 일식집, 일주문 옆 건물까지 포함된다. 부지 내 조계사 대웅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우정총국을 제외한 지역에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 템플스테이 체험관, 역사교육관, 관광버스 주차장 등이 설립될 예정이다.

1단계 사업은 현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과, 우정총국, 전법회관이 위치한 구역을 대상으로 한다. 이곳에는 10.27역사공원 및 역사교육관이 건립되며 교육관 지하에는 전통문화상품아케이드가 마련된다.

역사교육관은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다. 그간 종단은 국가권력이 불교정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스님들을 연행해 고문과 가혹행위를 자행한 10.27법난을 상기시키기 위한 역사교육관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지난 2009년 10월에는 조계사 등 서울지역을 역사교육관 건립부지로 선정한 바 있다. 이석심 총무원 기획차장은 “10.27법난 당시 작전명이 ‘작계45’로, 견지동 45번지를 의미하는데, 이번에 견지동 일대에 역사교육관이 건립되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역사교육관 내에는 각종 상가가 밀집돼 있는 전통문화상품아케이드도 마련된다. 이는 현재 조계사 인근에 위치한 상가들의 이주를 고려한 것으로, 조계사 주변에서 불구점과 승복집, 불교서점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지속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종단은 상인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전통문화상품아케이드 건립을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케이드 운영주체나 사업방식에 대해서는 추후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2단계 사업은 조계사 남쪽일대에서 진행된다. 여기에는 지상4층의 템플스테이 체험관이 들어서며 지상7층의 호국관, 팔상전, 보제루, 극락전, 종각 등이 설립된다.

이와 함께 관광버스가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도 세워진다. 조계사 인근은 주말만 되면 외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관광버스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로 주차난이 심각하다. 게다가 경복궁 내 대형버스 주차장도 폐쇄가 예고되고 있어, 주차장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종단은 주차장 건립과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조계사 일대 주차난을 해소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석심 차장은 “조계사는 한국불교총본산이란 상징적 의미를 가진 공간”이라며 “전통사찰의 문화유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불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 조계종-서울시, 협약식 맺기까지

 

 

불교-유교문화 동시체험 ‘공감’

 

2011.12 본격 논의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

올 1월부터 7월까지

설문조사-타당성 검증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서울.중앙투자심사위

심사 등 행정절차 남아

 

이번 사업은 지난 2011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서울시와 이번 업무협약을 체결하기까지 몇 가지 행정적 절차를 거쳤다. 서울시는 서울연구원 산하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지난 1월부터 7월말까지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의 일환으로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벌였다. 그 결과 경제성 검토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조계종과 서울시는 공간배치를 위한 세부논의와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으로 최종 승인을 위해서는 서울시투자심사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본격적인 예산이 투입되고, 2022년을 목표로 예산확보 및 사업을 좀 더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조계종과 서울시는 그 첫 단계로 곧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사업추진방안에 대해 상호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 실무협의체 구성에 대한 명단을 서로 교환하지 않았지만 이달 안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전 실무회의에서는 조계종 대외협력팀 관계자와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측 관계자들이 만났었다.

사실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은 199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구체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불교계 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서울 도심부 4대문 안에 불교와 유교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흔치 않다고 평가, 이구동성으로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불교계도 정부 및 서울시와 상호협력 해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인사동과 조계사 경복궁을 연결하는 문화밸트를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협약은 조계종과 서울시가 ‘견지동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의 첫 단추를 뀄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석심 총무원 기획차장은 “심사는 내년 4월 쯤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체적인 협의과정이 많이 남아있지만 서울시와 상호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초기에 역사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불사에 어려움이 예상돼 새롭게 논의를 시작하는 등 사업구상안을 합의하는데 까지도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