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맹랑한 종교 사업가들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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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허무맹랑한 종교 사업가들
온 국민을 슬픔 속에 가두어 버린 여객선 세월호의 참사는 그 배후가 종교단체라는데서 다른 기계적 오류에 의한 사고와는 다른 의미심장한 역사적 사건이다.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각양 각색의 종교단체에 대하여 냉철한 이성으로 살펴봐야 할 때이다. 예수는 병든 세상을 고치려고 생명을 바쳤고 석가는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을 하였지만 오늘의 종교 사업자들은 그러한 근본을 잊어버리고 자기 종교단체의 사업 확장에만 탐익하고 있다.
인간은 종교 없이 살 수 없기에 항상 절대자를 찾고 의지하고 그러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고 있다. 내가 믿는 절대자는 내 편이라는 착각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들의 삶이다. 인간은 너무 쉽게 세뇌되어 버리는 생물체이기에 온갖 종교가 범람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구해준다고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해도 쉽게 세뇌되어 신앙인이 되어버린다.
인간은 창의력이 있기에 과학기술을 개발해 내고 각양 각색의 종교를 만들어 낸다. 과학기술은 소비자들에게 필요로 하는 물건을 만들어 제공하고 기업을 세우지만 종교는 그 시대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행복을 구하려는 추종자들을 많이 모집하여 종교사업을 일군다.
기업을 만드는 것도 자유이고 종교를 만드는 것도 자유이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므로 어떤 종교를 만들어 신앙생활을 하던지 신앙의 자유,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그러나 그 종교가 이웃을 해치고 사회와 국가를 해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지극히 추상적인 신의 존재를 믿거나 귀신과 같은 인신을 믿거나 돌덩이를 믿거나 홍길동을 믿거나 휴거를 믿거나 무엇을 믿던지 그것은 개인의 신앙이므로 자유이다. 종교자유의 이름으로 이웃을 해치거나 세상을 더럽히지는 말라.
사람은 특정 가치관이나 사상에 세뇌되어 버리면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그래서 간첩이 자수를 거부하고 자결하며 선교사들이 순교를 영광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옛날부터 종교심이 왕성하여 새로운 종교를 잘 만들어 낸다. 종교가 성행한다는 것은 개인 개인의 주관성이 허약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세월호 여객선의 사건에 구원파라는 종교가 개입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전국의 신도가 2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다. 보도되는 것을 보면 신도들이 구원에 대한 확신을 믿고 있는 것 같다.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의 교리에 내세구원을 내 세우고 있고 그것을 담보로 하여 헌신, 헌금, 복종과 공동체의 결속을 유도한다. 이런 행위는 종교를 빙자한 다단계 회사에 지나지 않는다. 종교는 세상의 법과 제도를 초월하여 높은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세상의 빛이 될 때 그 존재의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다.
사실 과학적으로 알고 보면 우리의 생명이라는 것은 잉태되는 순간부터 완성을 향하여 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엄마의 배속에서 10개월은 물속에서 성장하는 제1의 인생이요, 태어나면 지상에서 살아가는 제2의 인생이며 사망하면 사후의 세계를 지향하는 제3의 인생으로 규정하고 있다. 태아가 10개월 후에 밖으로 나간다는 것을 모르고 있지만 시간이 되면 저절로 고통스런 산통을 거치면서 더 좋은 땅의 세상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 이 과정은 종교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죽음도 마찬가지이다. 지상생활에서 제2의 인생이 완성되면 죽음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사후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제3의 인생은 지상생활보다 훨씬 더 좋은 세상이라는 믿음 지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종교를 매개로하는 사후의 세계에 집착한다. 그러나 종교적인 사후의 세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지상에서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스스로를 완성하는 것이 구원에 이르는 확실한 길이다. 바르게 살면서 하루 하루 행복하고 기쁘게 살면 되는 것이다. 결코 자기의 생명을 헛되이 하거나 자포 자기하지 말라.
이렇게 볼 때 종교라는 것은 인간에게 이미 주어진 사후의 세계에 대한 구원과 축복을 담보로 하여 한편으로는 먹고 살기 위해 종교사업을 벌리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 약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도와주는 사업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사회의 각종 종교단체가 대규모로 번창하면서 돈, 이념갈등, 교리싸움, 온갖 탐욕의 늪에 빠져버린 것은 종교에 대하여 맹신하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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