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불교도 만해 스님 열반 70주기 함께 추모한다
김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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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불교도 만해 스님 열반 70주기 함께 추모한다
29일, 신계사서 합동다례재 봉행… 민추본, 올 3월 北 조불련에 제안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며 승려인 민족의 지도자 만해 한용운 스님의 열반 70주기를 맞아 남과 북의 불교도들이 함께 추모의 자리를 마련한다. 남과 북의 불교도들이 만해 스님을 추모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 스님)와 조선불교도연맹(위원장 강수린)은 6월29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만해 스님 열반 70주기 남북 합동다례재’를 봉행하기로 했다. 다례재에 참석할 남측 불교계 대표단 규모는 통일부의 최종 회신을 기다리는 중으로 최소 20명에서 최대 40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만해 스님 추모 첫 남북합동행사
이에 대해 조불련은 “자비와 평등, 평화와 화합의 정신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면서도 “다만 남북관계 등 주변의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며 민추본의 제안에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만해 스님 추모 행사에 대해서는 “반일투사이자 민족대표 33인의 한 분으로 북측에서도 대단히 존경하는 민족의 지도자”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교계에서는 만해 스님 합동다례재 성사여부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올해가 만해 스님의 열반 70주기인데다 북측에서도 만해 스님을 ‘민족의 지도자’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은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서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나섰던 만해 한용운은 조선의 독립이 민족 스스로의 결사적인 행동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행동파였다”고 평가하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민추본 관계자는 “통일부 등 정부기관의 방북인원 확정과 조불련의 공식초청 등 일부 과정이 남았지만 만해 스님 남북 합동다례재 봉행은 합의된 대로 추진된다”며 “남과 북의 불교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만해 스님을 함께 추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만해 스님은 1879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27세 되던 해 인제 백담사에서 연곡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스님은 1910년 국권이 피탈되자 만주·시베리아 등지를 방랑하다 1913년 귀국해 불교학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듬해 범어사에 들어가 ‘불교대전(佛敎大典)’을 저술, 대승불교의 반야사상(般若思想)에 입각한 불교의 개혁과 현실참여를 주장했다.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독립선언서에 서명, 체포돼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을 출판해 저항문학에 앞장섰고, 불교를 통한 청년운동을 펼치며 불교의 대중화와 독립사상 고취에 힘썼다. 1940년 창씨개명 반대운동, 1943년 조선인 학병출정 반대운동 등을 펴기도 했다. 1944년 6월29일 조국광복과 민족독립을 눈앞에 두고 서울 성북동 심우장에서 열반했다. 정부는 스님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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