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미국 UCLA에서 성황리에 마무리
불교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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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미국 UCLA에서 성황리에 마무리 - 제2회 수불학술상 웬디 L. 아다멕, 김성은, 덕우 스님 수상 - 간화선 대중화에 학자와 수행자가 모두 공감대 형성 - 간화선 학술대회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성과 |
동국대학교 종학연구소(소장 정도 스님)와 미국 UCLA 불교학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6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가 7월 17일 미국 UCLA 로이스 홀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2010년 로버트 버스웰 교수가 동국대 불교학술원의 초대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처음 개최한 제1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이후 최초로 한국 바깥에서 열리는 명실상부한 국제학술대회라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되었다.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는 간화선의 이론과 수행에 대한 연구를 심화하고 현대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21세기 간화선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2010년 처음 개최되었다. UCLA 불교학연구소와 동국대학교 종학연구소가 함께 일 년 여 동안 준비한 끝에 UCLA에서 개최한 이번 제6회 대회는 간화선 학술대회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현대 사회에서의 간화선 수행의 의미와 역할을 조망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선과 현대사회’를 주제로 학술대회 개최
간화선 연구 논문을 대상으로 제2회 수불학술상 시상식도 열려
‘선과 현대사회’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UCLA 불교학 연구소장 로버트 버스웰 교수, 그리고 동국대학교 종학연구소장 정도 스님의 환영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환영사에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의 독특한 점은 오늘날 한국 간화선을 대표하는 선지식들의 존재와 활발한 참여에 있고, 이번 UCLA 학술대회에도 수불 스님이 함께 함으로써 그것이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는 학술대회 안에 당대 선지식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때때로 건조할 수 있는 학술대회의 이론적인 담론을 생생한 간화의 참구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진단하였다. 그것은 “세존이 말씀으로 설하신 것은 교가 되었고, 조사가 마음으로 전한 것은 선이 되었다. 부처님의 말씀과 조사들의 마음은 결코 서로 다르지 않다”고 천명했던 보조국사 지눌의 말에 드러나 있는 것처럼 한국 불교 수행의 역사 전체에 녹아 있는 핵심적인 목표였다.
종학연구소장 정도스님은 6회째를 맞은 간화선 국제학술대회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수불 스님, 그리고 초대 연구소장 종호스님, UCLA 불교학연구소장 로버트 버스웰 교수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은 감사를 표하였다.
환영사에 이어 수불 스님의 제 2회 수불학술상 시상이 이어졌다. 수불학술상은 간화선에 대한 연구를 진작하고 우수한 논문을 발굴하기 위해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의 제안으로 2017년에 제정된 바 있다. 올해에는 국내외 연구자들의 관심 속에 총 19편의 논문이 접수되었고, 이 중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3편의 논문이 수불학술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상은 “실존주의와 간화선에 있는 ‘불명료함’을 통한 도덕적 행위”를 연구한 캘거리 대학교 웬디 L. 아다멕 교수가 수상하였다. 우수상은 “화두 절대주의의 호랑이 길들이기: 의례의 수행과 의례의 경험으로서의 간화 수행과 그 경험”을 다룬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교의 김성은 교수가, 장려상은 “돈오의 기원”을 성찰한 논문으로 스리랑카 페라데니야 대학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덕우 스님이 수상하였다. 세 명의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0불, 3000불, 2000불의 상금이 함께 수여되었고, 수불학술상 시상식에 이어 수불학술상 수상논문 발표가 이어졌다.
오후에 발표된 네 편의 논문은 UCLA 대학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윤성하 원불교 교무의 “현대사회에 간화선 가져오기: 원불교에서 소태산의 간화선 재창조”,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박포리 교수의 “현대 한국 비구니의 간화선 수행: 인홍 선사(1908-1997) 그리고 석남사”, 애리조나 대학교 앨버트 웰터 교수의 “21세기 선 불교학 서사의 재구축”, 마지막으로 플로리다 국제대학교 스티븐 하인 교수의 “선은 살아 있고, 건강하다. 그리고 거의 모든 곳에서 살고 있다”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특히 당대 후기부터 송대의 불교 문헌을 중심으로 한 중국 불교 연구로 이름 높은 앨버트 웰터(Albert Welter) 교수와 선불교의 역사와 사유에 정통한 스티븐 하인(Steven Heine) 교수 등 원로 동아시아 불교 학자, 그리고 유망한 젊은 불교학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간화선의 이론과 수행 그리고 그 영향에 대해서 나눈 깊은 대화로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인 불교학자와 수불 스님의 좌담회도
학술대회에 이어 로버트 버스웰 교수의 사회로 ‘현대사회에서의 불교와 선’을 주제로 한 라운드 테이블 세션이 UCLA 패컬티 센터에서 이어졌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은 기조 강연에서 급속히 변화하는 과학 기술의 시대에 수행을 통한 진정한 자기 변화와 참된 본성의 성찰을 강조하였다. 또한 인류를 무명에서 깨우는 혁명적인 가르침인 선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정확하고 빠르고 쉬운 간화선의 기법이 더 행복하고 건강한 인류의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학자와 수행자가 함께 노력하고 지혜를 모을 것을 당부하였다.
수불 스님의 강연에 이어 열띤 문답 시간이 전개되었다. 활구(活句)와 사구(死句)의 차이는 무엇인가, 마음이란 무엇인가, 깨달음과 자비의 관계는 무엇인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수불 스님은 활구를 참구하는 것의 중요성과 눈 밝은 스승의 가르침의 필요성, 그리고 깨달은 자의 자비와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자비의 차이를 강조하였다. 특히 간화선의 대중화를 위해 과학과 대화하고 과학의 척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제언에 대해서는 간화선 수행자와 학자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간화선의 수행과 경험을 산중의 스님들뿐만 아니라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에게 널리 전하려는 수불 스님의 노력을 기억하는 깜짝 이벤트가 열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것은 황벽 선사의 전심법요를 수불 스님이 다시 보고 풀어쓴 “흔적 없이 나는 새”의 영문 번역본 “A Bird in Flight Leaves No Trace"에 대한 헌정식이었다. 미국의 위즈덤 출판사에서 출판을 앞두고 있는 “흔적 없이 나는 새”의 번역은 로버트 버스웰 교수와 콜롬비아 대학의 김성욱 교수가 함께 맡았다.
■ 첨부 : 행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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