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1. 수행의 의미
오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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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수행의 의미
사람을 비롯해 의식 있는 모든 생명체는 언제 어디서든지 즐겁고 행복하길 바란다. 그러나 모든 생명체가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시간은 잠깐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불안과 고통 속에서 보낸다.
사람은 나고 늙고 아프고 죽는 생노병사의 고통뿐 아니라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사람과 헤어지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주변 환경과 떨어져야 하기도 하고(애별리고:愛別離苦) 보기 싫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고 싶은 사람과 같이 있어야 하기도하고 싫어하는 여건을 견뎌내야 하고(원증회고:怨憎會苦) 애써 노력해도 원하는 걸 얻지 못할 수도 있고 자기 능력 안에 있거나 자기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없어지기도 하고(구부득고:求不得苦) 남보다 못할까 봐 고민하고 불안해하거나 내가 원하는 것만큼 남이 나에게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느끼면서(오음성고:五陰盛苦)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가 느끼는 이런 불안과 고통은 어디에서 어떻게 생겨나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사람이 창조자에 의해 만들어진 피조물이라면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물건이 만들어질 당시 설계된 기능과 성능 이내에서 작동되어지는 것이지 물건 스스로가 자기 성능을 개조할 수 없는 것처럼 사람이 느끼는 불안과 고통은 사람 스스로 극복할 수 없고 오로지 창조자가 불안과 고통이 없는 인간으로 다시 만들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으니(구원신행:救援信行) 사람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어떤 활동도 사람이 현재 느끼는 불안과 고통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현재 또는 현생의 자기 자신은 과거 또는 과거생에 자신이 한 활동의 산물이라면 자신이 느끼는 불안과 고통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나서 어떻게 진행되고 소멸되는지 스스로 검증해서 불안과 고통을 유발하는 원인을 변화시키고 제거시켜(수행신행:修行信行)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수행이란 자신을 창조한 자는 자기 자신이라는 사고를 전제로 자신이 느끼는 불안과 고통을 일으키는 자신의 정신과 육신을 변화시켜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활동을 말하는데 이런 수행활동의 논리적 실천적 체계가 가장 잘 갖추어진 신행은 교설의 거의 모두가 수행에 관련된 내용인 불교로서 오늘날 대부분의 수행활동이 그 기본논리와 체계가 불교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불교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불자들은 장아함경 대본경에 나오는 죄짓지 말고(막작죄악:莫作罪惡) 좋은 일 많이 하고(봉행중선:奉行衆善) 스스로 의식을 순화시키라(자정기의:自靜其意)는 칠불통게(七佛通揭)를 떠올릴 것이다.
죄짓지 않고 착한 일하라는 권선징악은 거의 모든 종교나 사회규범에서 최고의 덕목으로 강조하는 것이나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을 최상의 목적으로 하는 불교에서는 권선징악도 수행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생활자세요 의식정화에 필수적인 기초수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의식을 스스로 정화해서 깨달음에 얻어 생사의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행하여 깨치면 괴로움이 없는 안락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신:信)을 가지고 삶의 불안과 고통은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수행을 해야 극복할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부처의 가르침과 그 가르침을 이어 받은 제자들의 논리적 해석을 이해(해:解)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가르침을 따라 스스로 실천하여 의식이 정화되어 깨달음을 얻어(행:行)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면 자비심에서 이웃이 삶의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부처의 가르침을 이해시키고 수행을 도와주는(증:證) 과정을 밟게 된다는 것이 불교의 수행론이다.
불교에서 왜 의식을 맑고 밝고 넓게 순화시키는 것이 삶의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 된다는 것인지 불교 연기법을 기초로 알아보고 수행구조, 수행방법, 수행단계를 간결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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